리거 인터뷰 2화 _ Ralphoo 랄푸우
산-하(산세이 하이라는 뜻)
오늘은 유자가 따끈따끈한 리거 인터뷰 제 2탄을 들고 왔습니다!
주인공은 예고해드렸듯, ‘세잘리’ 랄푸우님인데요.
이코이의 밀접한 관계자 분이시자 평양냉면 모임의 수장님이시죠.
어떠한 재밌는 이야기가 오갔을지…
슬쩍 한 번 엿보실래요?
보시려면, 요리콤. 요리콤.
1. 처음 줄을 잡게 된 계기는?
옛날에 에셈바가 킹덤과 숨 밖에 없던 시절에, 빙고 상이 공연을 왔었습니다.
공연하는 걸 봤는데… 1시간 좀 넘는 시간이었는데 눈을 못 떼겠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이걸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해지도 빙고 상의 공연을 보고 줄을 잡겠다고 결심을 했었는데..)
빙고 상이 그나마 한국에 자주 오니까 그런 것 같아요.
2. 버니가 아닌, 리거라는 성향이라는 확신이 들게 된 계기는?
글쎄요.. 그 때 그 느낌으로 생각을 해보면,
나도 이렇게 사람을 묶어서 저렇게 아름답게 속박하고 구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어떠한 예술성 보다는 그 분(빙고 상)처럼, 그 공연처럼,
버니가 쾌감을 느낄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본디지 클래스를 들으면서 많이 묶여는 봤는데… 왜 묶이는지는, 잘 못 느꼈고…
버니로서의 성향은 찾지 못 한 것 같습니다.
3. 원래 푸우님이셨잖아요. 바꾼 닉네임에 만족하시나요? (+바꾸게 된 계기는?)
푸우가 되게 흔하고 많아요. 공론화되어서 문제가 된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제가 오해를 많이 받아서,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서도 그런 질문(왜 그런 짓을 했느냐)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닉네임을 바꿀까 하던 중에 누군가가 추천을 해줘서,
랄푸에 푸우를 붙여서 얼추 전 닉네임과도 합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랄푸우로 닉네임을 바꿨어요. (만족하십니까?) 만족하는데…
사람들이 자꾸 부랄이라고 불러서… 곤혹스럽긴 합니다.
4. 세잘리의 근원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요?
(폭소)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추호도요.
계기는, 옛날에 킹덤에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같이 마시던 분들이
‘네가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리거다’ 라고 장난스레 말씀을 하셔서 그게 밈처럼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제 족쇄가 되었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사람들이 저를 위아래로 훑어봅니다…
너무 수치스럽지만 제 아이덴티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잘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5. 리거로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 있다면?
리거나 버니 모두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겠지만… 보통은 에셈바에서 본디지를 하잖아요.
아시다시피 되게 시끄럽고 집중 하기 쉽지 않은 환경인데…
제가 가장 즐거운 순간들은, 그런 소음있는 환경 속에서 멀어져서, 둘 만의 교감하는 시그널을 강하게 느끼는 순간.
둘 만의 스페이스 속에 빠져드는 순간. 그 순간을 느낄 때입니다.
심지어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고 버니도 함께 그렇게느낄 때가 가장 즐겁고 짜릿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6. 본디지를 할 때 가장 주의하거나 집중하는 부분이 있다면?
안전을 전제하고서,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제 생각에 교감인 것 같아요.
저는 늘 초등학교 때 만들었던 실(로 만든) 전화기에 비유를 하는데요.
리거랑 버니가 줄 하나를 통해 교감을 하는데, 내가 의도한 바대로,
내가 이 버니에게 주고 싶었던 느낌을 이 버니가 오해없이 명쾌하게 받아들이고,
버니가 그러한 느낌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내가 리거로서 또 다시 피드백 받을 때
가장 강하게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안 그러면 베개를 묶거나 마네킹을 묶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그래서 본디지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교감이라고 생각합니다.
7.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제가 옛날에 숨이라는 공간에서 본디지를 했었는데… 초면인 분과 본디지를 하면서 - 제가 한참 배우고 있는 중이어서
많이 잘 하진 못 했어요 - 그 때 처음 교감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어요.
본디지를 마치고, 언타이하고 끝난 순간이었는데 스무 명정도 보고 있었더라구요.
다른 분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어요. 서로에게 너무 집중하고 교감하고 있었어서.
그 때가 처음으로 교감이라는 걸 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때가 너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8. 가장 하고 싶은 로망 본디지가 있다면?
로망이요? 어, 쉽지 않은데… 로망이니까 하는 얘긴데, 바닷가에서 별 보면서 본디지를 해보고 싶어요.
평생동안 한 번 해볼까말까 한 경험이긴 한데, 되게 조용한 바닷가에서 집중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집중해서
제가 버니를 묶는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되게 로맨틱하겠어요!) 그러게요. 재밌을 것 같아요.
9. 최근 탐구 중인 본디지가 있다면?
요새는 좀 새로운 걸 한다기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확장시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본디지라는 게 패턴이 다양하진 않잖아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어떻게 더 안전하고 교감할 수 있는지,
군더더기를 빼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겉멋이 들어서 있어보이는 척 하면서 묶었는데
요즘은 그런 걸 좀 제거하는 느낌이 들어서… 요즘은 그런 걸 연습하고 있습니다.
10. 이코이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시나요?
이코이는 에피님이 운영하는 공간이구요. 에피님과 저는 본디지 파트너입니다.
에피님이 처음에는 좀 편하게 본디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고,
우리 뿐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해서 연습도 하고 클래스도 만들고… 그런 공간입니다.
본디지를 배우고 싶은데, 에셈바에서 배우거나 대형 클래스에서 배우거나 하기엔
좀 내성적이거나 소극적인 분들을 위해 소모임으로 진행하거나,
대관도 진행하는 작은 사랑방 같은 느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1. 랄푸우 데이, 푸우 스터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푸우 스터디는 제가 배우시는 분들의 진도에 맞춰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에 맞춰서,
초심자분들부터 나아가시는 분들에 따라 단점들은 빼고 장점들을 최대한 취합해서 여러분들도
본디지를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만든 스터디구요.
랄푸우 데이는 그냥 제 날이에요. 오시는 분들 맘대로, 놀고 싶은 대로 노는 거예요.
성향 얘기 하고 싶으면 성향 얘기하고, 술 마시고 싶으면 술 마시고, 본디지 하고 싶으면 본디지 하고,
쉬었다 가는.. 날입니다. 에셈바에서 하기엔 조금 내성적이고, 모텔은 너무 프라이빗하다 싶고,
소규모 인원으로 본디지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12. MBTI가 어떻게 되시나요?
ENTP입니다. (잘 맞는 것 같으세요?) 사실 ENFP로 알고 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 MBTI 검사라는 게 자가평가라는 게 가장 큰 맹점인데…
다른 분들이 찔러도 피도 안나올 너 같은 놈은 F가 아니라고 해서 이제는 ENTP로 살고 있습니다.
13. 본인의 MBTI가 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하신가요?
E이긴 한데, 줄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초면에는 제가 굉장히 낯가립니다.
초면이면 버니 분께서 아무리 ‘하시고 싶은 대로, 맘대로 하셔도 돼요’라고 해도,
제가 낯을 되게 많이 가려서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N이 상상력이 풍부하다고는 하는데,
순간순간 임기응변처럼 대입해서 하는 편은 있는 것 같아요.
T같은 경우에는… 버니 분께서 컨디션이 안 좋아보이거나, 직전에 많이 묶이셨던 분께는
‘안전하게 즐겁게 하고 싶으니 다음에 하자’고 이성적으로 말씀드리는 편이고.
P는… 계획적으로 약속 잡아서 하는 경우도 있으나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하기로 한 건(모양이나 루틴) 바꾸진 않아요.
중간에 바꾸진 않고, 줄 길이에 따라 조금 바뀌긴 하는데, 모양을 바꾸거나 장식을 더하진 않는 것 같아요.
(왜요?) 제가 고집이 있어요. 일단 한 번 하기로 했던 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14. 공연을 하실 계획도 있으신지요?
전혀 없습니다. (왜지요?) 공연을 에피님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었는데, 즐겁기도 했지만… 많이 힘들었습니다.
공연 이전에 버니가 1주일에 한 번만 묶였었던 사람이라면, 주에 3번 이상 연습을 하면서
(버니) 몸에 부하가 가는 걸 지켜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가 많이 속상하더라고요.
이게 뭘 위한 공연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 결과, 공연을 하는 건 제가 그정도 실력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아직은 계획이 없습니다.
15. 평양냉면 모임에 대한 소개, 만들게 된 계기, 모임 소개를 부탁드려요!
처음에 만들게 된 것은,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박해를 많이 받아서예요.
고기 씻은 물 아니냐… 같은 여론 있잖아요. (유자의 격한 동감) 그래서 평양냉면 애호가들이 같이 먹으러 가기가
좀 어려워요. 마음 편하게 다같이 즐겼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에 만들었고요.
전원 에세머로 이루어져있고요. 냉면 먹고 카페가서 좀 수다 떨다가, 저녁에 헤어지는 건전한 모임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이고 있고… 비정기적으로는 벙을 열어서 모이기도 합니다.
16. 리거들에게 한 마디
어… (고심한다) 리거라는 성향은, 사실 줄은 수단에 불과하다고 전 생각해요.
구속을 한다, 속박을 한다라는 행위는 래핑이 됐든, 테이프가 됐든, 구속구가 됐든, 어떤걸로도 다 할 수 있는데,
로프 본디지를 한다면은 적어도 버니의 상태를 파악하고 버니가 무엇을 즐기려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버니의) 바디 컨디션은 어떤지를 체크해야된다고 생각하고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걸 펼쳐보이는 건 좋지만, 버니의 몸으로 실험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익숙치 않은, 연습 중인 것들을, (리거와 충분한 라포가 형성된) 버니와 풍부한 소통을 통해
익혀나가는 건 괜찮지만.. 함부로 묶게 되면, 버니가 다치는 건 한순간이잖아요.
그게 영구적인 손상일 수도 있고. 그렇게 상처를 입히면 본인에게도, 버니에게도 충격적이고 아픈 기억이 될 수 있어서
그런 것을 되게 조심하고 유념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리거로서 누군가를 다치게하려고 묶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건 다른 리거들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에, 자신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생각지 말고,
늘 다른 리거들의 의견을 묻고 질문을 던지는 것을 어려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17. 버니들에게 한 마디
본디지를 즐기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 몸은 한정적인 체력과 건강 상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오래오래 본디지를 즐기려면 본디지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함부로 묶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본디지 자체에 대한 지식이 늘어가고, 내 몸에 대한 지식이 늘어가면 - 내 몸이 다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고
어떤 리거에게 묶이면 안전할지에 대한 안목도 늘어간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잘 맞는 리거, 나를 잘 케어해 줄 수 있는 리거를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려면,
본디지에 대한 지식과 내 몸에 대한 앎을 늘리는 것은 버니 스스로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해요.
자신의 몸을 케어하고 자신의 바디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은 버니 스스로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요.
그걸 가장 잘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재밌으셨나요~????
랄푸우님과 인터뷰 나누면서 유자도 정말 많이 웃고 때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들이 있었는데요!
앞으로도 더 많은 유익한 리거 인터뷰 올라갈 예정이니,
Stay tuned on Sansei Salon!
그럼, 다음 리거 인터뷰 때도 만나요.
제~~~~ 발~~~ (라디오 스타 엔딩 톤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