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산세이 살롱(@Shibari_kr)의 크루 유자(@Yujuwang01)가 리거 인터뷰 제 1화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잠깐! ‘리거 인터뷰’란 무엇인가?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며 영지버섯보다도 보기 어렵다는 리거 분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는 프로젝트로서, 유자가 기획/집필을 맡고 있는 산세이 살롱의 새로운 코너인데요.
한 달에 1-2회 정도 연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나 이런 리거다! 혹은, 나 이런 리거 아는데 소개해주고 싶다! 하는 분들. 어서어서 상단의 유자에게 DM 부탁드려요!

오늘의 인터뷰이 리거 분은 해지(@hyejimussang)입니다.
해지님은 로프 스위치이자, 금해 3월부터 줄을 잡기 시작한 리거 분이신데요.
리거와 버니의 마음을 모두 아는 분이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고로! 오늘의 인터뷰, 속행해보겠습니다.
간다간다, 유자 기자가 간다!


 


*하단은 인터뷰 내용입니다.

Q1. 아침은 드셨나요?

A1. 네, 카레(유자가 만든 아주 맛있는)를 먹었습니다.


Q2. 처음 줄을 잡게 된 계기는 뭔가요?

A2. SM바에 갔는데(-어떤 바였나요? - M.A에 처음 간 날이었어요.) 시고나와 빙고님께서 시연을 하고 계신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줄묶기 소모임에서 처음 묶이고 묶어보게 되었어요. ‘어, 이거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Q3. 이찌나와 클래스를 듣게 된 계기가 있다면?

A3. 심플 1회 공연 날이었어요. 

애프터 파티에서 만난 모 리거 분의 추천으로 이찌나와 클래스를 알게 되었고 듣게 되었어요. 

시바리를 더 배우고 싶었던 열망이 컸던 것 같아요.

 

 

Q4. 로프 스위치라는 성향이라는 확신이 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4. 줄묶기 소모임에서 묶기도 하고, 묶어보기도 했는데... 

(잠깐 생각하더니) 둘 다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확신이라고 하면, 그 두 가지를 계속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 버니로서도, 리거로서도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확신이라는 건가요?) 

네. 확신이라는 건 마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행위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Q5. 본디지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 있나요?

A5. (그는 한참을 생각했다) ... 네. 일단, 직접 줄을 사서 가공했던 경험이었어요. 

원사를 큰 냄비에 넣어 팔팔 끓이고, 말리고, 짜고, 스트레칭을 하고, 가스레인지나 토치로 그을리고, 바세린을 바르고... (- 묶을 때는요?) 아, 기억에 남는 경험 하나 있죠. 

동생을 버니 삼아 묶다가 어머니께 들켰을 때. (고개를 주억이며) 그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어쩌면 저는 계속해서 저의 이해(理解)자를 찾고 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Q6. 가장 아찔했던 경험은요?

A6. 아무래도 본디지를 하다가 버니가 부상을 입었을 때죠. 그럴 땐 (아무리 작은 부상이라도) 아차 싶죠. 

최근에는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제가 새로 배운 후토모모(Futomomo:허벅지 묶음)를 버니의 양 허벅지와 종아리에 했는데, 이후 약 한 달 간 버니의 우측대퇴근 부분에 촉감이 둔해졌다고 해서 

‘아, 내가 (더 오래 하기 위해) 부린 욕심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본디지의 위험성과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상기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예상보다 긴 시간 진행했던 것이 버니에게 무리가 되었던 것 같고, 제 불찰이었습니다. 

하반신은 여러 신경이 지나가는 곳일 뿐 아니라 큰 근육이 자리 잡혀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하박 텐션에 주의하고

 플레이 시간 역시 신경 써야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Q7. 본디지를 하시면서 가장 유의하는 점이 있나요?

A7. 적절한 시간. 정신없이 묶다보면 시간이 유수같이 흘러가거든요. 

새로운 묶음법을 시도할 때에는 스탑워치를 켜놓고 시간을 재가면서 해요. 

30분에서 40분 정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요. 또, 매듭. 매듭이 버니의 몸을 지나갈 때에 어딘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지를 주의 깊게 봐요. 제가 본디지를 하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건 부상 밖에 없어요. 

제가 한 플레이가 상대에게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다가가지 않도록 사전에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Q8. 리거로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A8. 줄을 묶고, 언타이하고, 서로 인사를 하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그게 다이지 않나요? 라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Q9. 버니로서, 가장 신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9. 몰입이 잘 되는 본디지를 했을 때이지요.

 (- 몰입이 잘 되는 본디지는 어떤 본디지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버니로서 리거에게 온전히 내 자신을 내맡긴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그런 본디지입니다. 또한, 좋은 템포가 중요하죠. 


Q10. 최근 탐구 중인 본디지가 있으신가요? + 셀프 행잉의 묘미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A10. 상박 중에 후수박(손을 뒤로 묶는 법) 외에 다른 형태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저는 후수박을 하면 몸에 - 어깨에 특히 - 부하가 많이 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더 그런 것들에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 본디지는 기본적으로 몸에 부하를 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부하를 최소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셀프 행잉은... 저 같은 경우에는 힙 하네스만 하고, 줄 하나로 리깅을 하는데요. 

저 혼자 빠르고 간단하게 할 수 있으니까 즐겨 하는 것 같고요.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 때에는... 유영하는 기분이 들어요. (-우주를요?) 네.


Q11. 언젠가 해 보고 싶다! 하는 로망 본디지가 있다면?

A11. 없는데요... (-네?) 사실 저는 뭘 하는지가 그렇게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루틴이 많지 않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그건 있어요. 다리찢기를 한 다음에, 대나무에 다리를 양쪽에 묶어서 리버스 행잉을 하고 싶어요. 

정확히는 제가 버니인거죠. (-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리찢기가 쉽지 않네요...


Q12. 12월에 디스토피아 측과 공연을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는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12. 그건... 직접 와서 확인하시죠.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안경알 너머로 맑은 눈의 광인같은 그의 눈빛이 보였다)

 

 

Q13. 모노 리거로서 파트너가 아닌 다른 사람을 묶는 심경이 꽤나 미묘하다고 들었는데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A13. 확실히 파트너가 생기기 전과 후가 좀 미묘하게 달라지긴 했어요. 

근데 요즘에는 전과 비슷하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다만 이제는 베이직 본디지 위주로 하려고 하죠. 사실 본디지는 항상 저에게 이렇게 다가와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줄이 있다’ - 줄은 늘 제게 의식(ritual)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묶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가능하다는 거죠. 

이 모든 건 당연히, 파트너와 합의가 된 상태를 전제로 하는 거구요. 


Q14. 리거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14. 제가 초반에는 버니에게 안전이나 위험성 문제를 꼼꼼하고 면밀하게 설명했는데요. 

언젠가부터는 조금씩 그것에 덜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무뎌졌다고 할까요... 

그래서 제 포부는 사람의 몸에 대해 계속 공부를 하고, 

일어날 수 있는 부상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리거가 되는 것입니다. 

사고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상황을 수습하는, 리거가 될 거예요.


Q15. 리거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A15. 다들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큰 자극을 받곤 합니다. 

각자의 성격과 스타일이 줄에 묻어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저도 늘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라고 생각합니다. 


Q16. 버니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A16. 저는 셀프 본디지를 연습삼아 많이 해 보는데요. 이랬던 적이 많아요. 

묶여있을 때는 ‘괜찮은 것 같아’ 했는데, 언타이하고 나면, ‘괜찮지 않네’하는 순간들이요. 

그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내 몸이 괜찮은지 아닌지, 어디를 묶여도 되는지 아닌지 같은 것들이요. 

그런 것들은 정말 개인차가 커서... 스스로의 몸과 본디지에 대해 많이 공부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플레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이건 사실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Q17. 이제 뭐 하실 건가요?

A17. 책을... 읽고 싶어요... (잔뜩 지친 표정이다)

*

자! 여기까지 인터뷰 보고 오셨는데요. 어떠셨나요? 재미있으셨는지요?
다음에도 더 재미있고 알찬 인터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봐요. 
제~~발~~